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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흉물에서 보물된 파리 에펠탑, 그리고 에펠탑 효과 (Eiffel Tower effect)

by 돈버일하 2017.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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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89년 3월 31일은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 완성된 날이다. 올해로 세워진지 128년이 된 이 탑은 프랑스의 대표 건축물이다. 199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기록에 오름)되기도 했다. 에펠탑은 매년 국내·외 관광객 약 700만 명이 이곳을 방문할 정도로 세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다. 그런데 에펠탑은 처음부터 이렇게 사랑받는 건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탑 1886년 5월 프랑스 만국박람회 조직위원회가 ‘300m 탑을 위한 공모전’을 열었다. 만국박람회는 인류의 문화와 새로운 산업기술의 성과를 선보이는 국제 박람회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이 박람회를 개최하기로 한 1889년은 프랑스혁명(1789년 프랑스 왕조를 무너뜨린 시민혁명) 100주년이기도 했다. 프랑스 교량(다리)기술자 구스타브 에펠(1832∼1923)은 지금의 에펠탑 모습을 담은 설계도를 공모전에 제출했다. 이는 “금속으로 된 독창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들으며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대부분의 건축물이 돌로 만들어지던 이때 철을 재료로 이 어마어마한 높이의 탑을 파리 중심에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파격적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에펠의 이름을 딴 에펠탑이 만들어지게 됐다. 1665개의 계단, 약 300m의 높이로 지어졌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탑이었다. 파리 도심에 높이 솟아오른 에펠탑은 군사통신, 라디오·TV 방송 등을 위한 안테나로 쓰였다. 하지만 에펠탑은 프랑스인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파리 시내에 흉물스러운 철탑이 들어선다며 반발했다. 철골로 된 모습이 사람들에게 흉측하게 여겨졌고, 고풍스러운 고딕 건물로 이루어진 도시에 무게 7000톤, 높이 320미터나 되는 철골 구조물은 천박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에펠탑이 지어지던 1887년 2월 프랑스의 한 일간신문에는 ‘에펠탑에 반대하는 예술가들의 탄원서’가 실렸을 정도였다. 프랑스의 유명 작가 에밀 졸라(1840∼1902), 파리 오페라극장을 설계한 건축가 장 루이 샤를 가르니에(1825∼1898) 등 유명 예술인이 모여 발표한 이 탄원서는 에펠탑을 ‘쓸모없고 흉측한 탑’이라고 혹평했다.프랑스의 대문호 모파상은 에펠탑이 완공되면 파리를 떠나겠다는 글을 남기기까지 했다.

  애초 20년만 유지하기로 했던 에펠탑은 1909년 해체될 위기를 겪는다. 그러나 무선 전화기가 보급되면서 안테나로서의 기능을 위해 당초의 철거계획은 무산되었고, 오랜 시간 에펠탑에 익숙해진 파리 시민들은 에펠탑에 점차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었다. 그렇게 에펠탑을 향한 안 좋은 시선들은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매일 에펠탑의 공사과정을 지켜보며 이 모습에 익숙해지고 다 지어졌을 때는 아름답게까지 보이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서 처음엔 싫던 대상도 보다보면 호감이 생긴다는 뜻을 지닌 ‘에펠탑 효과’라는 말도 생겼다. 처음에는 무관심하거나 싫어했지만 대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호감도가 증가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에펠탑 효과(Eiffel Tower effect)’라 부른다. 한마디로 자주 보면 정들고, 정들면 좋아지게 마련이라는 에펠탑 효과는 ‘단순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도 한다. 단순노출 효과는 1960년대 폴란드 출신 미국 사회심리학자인 로버트 자이언스가 처음으로 제시했다. 그는 일련의 실험을 통해 단순노출 효과를 입증했다. 먼저 그는 대학생들에게 12장의 얼굴 사진들을 무작위로 수차례 보여 주고 얼마나 호감을 느끼는지를 측정했다. 사진을 보여주는 횟수를 0회, 1회, 2회, 5회, 10회, 25회 등 6가지 조건으로 나누고, 호감도를 분석한 결과 사진을 보여 주는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호감도도 증가했다. 즉 모르는 사람의 사진도 자꾸 반복해서 보게 됨으로써 친근감이 생겨 호감을 느낀 것이다.

  에펠탑 효과(단순노출 효과)는 광고영역에서 효과적으로 이용된다. 광고를 통해 제품을 소비자에게 계속 보여줌으로써 브랜드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려는 목적인 것이다. 또한, 드라마에서는 특정 상품을 PPL(간접광고)로 반복해서 보여 줌으로써 시청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광고에서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에펠탑효과의 심리는 인간관계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무관심했거나 싫어했던 사람이라도 자주 보다보면 정이 들기 마련이다. ‘눈도장’과 ‘미운털’은 반비례한다. 사람 간의 관계라는 측면에서도 만남의 횟수가 많으면 그만큼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이웃이 먼 사촌보다 낫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친하려면 자주 만나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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