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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감상문] 마리포사 La lengua de las mariposas

by 돈버일하 2017.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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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포사 Butterfly Tongues, 1999

DVD 구매 YES24 링크 

(현재는 일시품절 상태, 판매가 : 6,000원, 할인가 : 4,200원)

언어:스페인어  자막:한국어  상영시간:93분  관람등급:15세관람가  디스크수 : 1disc


마리포사(Butterfly's Tongue)는 1936년에 벌어진 스페인 내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영화는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몬초'라는 소년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지금의 서구 사회와의 달리 1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유럽사회는 무척이나 보수적이어서 학교에서의 처벌이나 강요식 교육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던 시기였다. 몬초도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그의 형에게 학교에서의 체벌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겁을 먹게 된다. 하지만 몬초가 들어간 학급의 교사인 그레고리오 선생은 애써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주입식 교육을 하지 않고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진리를 터득하도록 하는 교육방침을 고수했다. 수업이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마구 떠뜨는 학생들을 소리를 질러 강제로 조용히 시키지 않고, 학생들이 저절로 목소리가 잦아들게 만드는, 그런 교육이념을 가지고 있음을 영화 전반을 통해 알 수 있다.

이것은 보수적인 교육하에서 사회와 정치체제 자체도 보수적, 비민주적, 불평등적인 부분이 상당수 존재했던 유럽사회와는 반대된다. 특히 근대화가 더뎠던 스페인에서는, 이미 민주정치가 완전히 자리 잡았던 영국이나 프랑스와는 달리 정치적인 혼란기 였던 1930년대의 공화파와 국가주의파 간의 대립양상이 크게 나타났던 만큼, 나비의 혀에서 그려내고 있는 그레고리오 선생의 교육방침과 그떄까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던 교육방식의 차이 자체로 스페이느의 정치적 혼란기를 그려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마리포사는 나비의 혀이다. 이것이 상징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공화파와 대립하던 국가주의파, 즉 파시즘을 신봉하는 프랑코 장군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반대편에 섰던 많은 사람들을 잡아들이고 죽이게 된다. 그리고 공화주의를 지지하고 자유에 대한 의지가 남달랐던 그레고리오 선생과 많은 동조자들이 잡혀가는 반면, 애초에 공화주의에 대한 지지의사를 지니고 있었던 몬초의 아빠는 그래도 삶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바꾸어 국가주의를 지지하는 모습으로 돌변한다. 이것이 바로 2차 대전 직전 독일과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등의 국가에서 일어나던 정치적 이념대결의 양상이었고, 영화의 결말과 맞닿는 스페인 내전의 결말이기도 하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이리저리 옮겨주는 나비의 모습은 기존의 교육이념이나 정치체제를 거부하고 보다 깨어있는 의식과 개개인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존중하는 교육방식을 채택했던 그레고리오 선생을 나타낸다. 반대로 몬초를 비롯한 몬초의 가족들은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레고리오 선생을 포함한 공화주의자들의 마지막 뒷모습에 억지로 욕설을 퍼붓고 비난하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모습에서 인간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투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자유를 추구하는 나비의 혀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꽃의 꿀을 찾아다니며 꽃가루를 널리 퍼뜨릴 뿐이다. 그러나 인간의 혀는 언제나 말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 말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는, 서로의 자유 빼앗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다. 영화 마리포사는 그러한 행위가 너무나 쉽게 벌어졌던 시대의 모습을 '나비'라는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작은 곤충에 비유하여 1936년 스페인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들을 어린 몬초의 시각으로 담담히 그려내고 있는 영화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로 모두들 한번씩 감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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