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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독서노트] 다시 읽는 데미안 .00

by 돈버일하 2019.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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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냥 권장 도서니까, 수행평가 점수 잘 받아야 하니까, 막 읽고 독후감도 대충 끄적거려서 제출했었다. 하지만 데미안이라는 책은 다시 읽을 수록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 같다. 많이 생각을 하게 한다. 물론 이 책은 '청소년기 자아확립'이라는 주제가 명확하지만, 자아를 찾는 일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계속되어야 할 일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한다고 하여도 그 누구도 자신의 근본인 '자아' 없이 살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데미안을 계속 재독하고 있다. 워낙 글 읽는 속도가 느리지만 조금씩 읽고 생각해야할 구절은 바로바로 메모해가며 데미안에 대해 다시 분석하고 있다.

일단, 내 목표는 이번 달 안까지 데미안 다 읽기!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매일이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는 20대의 나.

어릴때는 내가 뭐든 될 줄 알았다. 어린 날의 나는 수많은 꿈들을 꾸었고, 그 속에는 찬란하게 빛나는 어른이 된 나의 모습이 있었다.

지금의 내 모습과는 너무 다른...

나이가 들어가면서 꿈이라는 단어는 나와 거리가 먼 단어가 되었다. 분명 나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지금의 난 너무나도 무심한 어른이 되어있다.

초등학교 3학년, 10살 무렵.

그때부터 부모님을 포함한 내 주변의 어른들은 나한테 넌 커서 이렇게 되어야 한다며 자기들의 이상(理想)을 나에게 주입시키기 바빴다. 또한 현실이 나를 나답게 살도록 놔두지 않았다. 입시교육, 대입전쟁이 끝나고 취업준비로 말이다. 이게 내가 바라던 삶이었을까? 어렸을때 내가 꿈꾼 삶이었을까? 

가끔 생각한다. 내가 평범을 거부했다면 어땠을까? 평범한 학생의 길을 걷지 않았더라면, 중학교때 내 뜻을 그대로 관철시켰다면 지금의 나는 달라졌을까? 

누구나 자신의 마음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들이 있다. 그것을, 그 소리를 무시하지 않고 잊지 않고 그것대로 살아보는 것 혹은 살아가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현실의 장벽 앞에서 어려운 일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현실적인 조건들은 존재하니 말이다. 그렇기에 내 속에서 솟아나오려는 것대로 살아보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일이다.

현실적으로 살아 있는 인간이란 것이 무엇인지,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혼미해져 버렸다.

지금 당신이 살아있다고 느끼나요? 그렇다면 그 이유가 뭔가요? 숨을 쉬고 있어서? 심장이 뛰고 있어서? 

흔히 죽지 못해 살아간다고 많이 하죠.

이 문장을 읽고 살아가면서 내가 살아있다고 느낀 적은 언제인지 생각해봤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을 위해 달릴 때, 저는 그때가 가장 살아있음을 느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다. 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인생이란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 그 길들을 우리는 각자 걷고 있다. 각자의 앞에 놓여진 길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그 어떤 길도 같진 않다. 이 길의 끝에서, 내가 서 있을 곳에서, 나는 뭘 보게 될까.

길을 걷고 있으면서 수많은 시간이 흐르고 2019년, 내 모습은 아무것도 모르던 청소년기를 거쳐 지금은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고 고향을 떠나 타지인 서울에서 맞는 4번째 여름이 되었다.

인생은 혼자 걷는 길이지만, 비슷한 길들을 걷는 친구들도 만났고, 나와 같은 꿈을 가진 동료들도 만났다. 수많은 갈림길들 속에서 난 선택과 결정들을 반복했고 때론 후회를 하고 때론 만족을 했다. 이 길의 끝에서 먼 훗날에 나는 웃을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람은 모두 유래가 같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자기 자신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를 위로할 순 있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길은 자기 자신만이 걸을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길 위에서 언제나 혼자인 것이다. 그래서 길을 혼자 걷고 있는 상대방을 위로할 순 있지만 진정한 삶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언제나 자기 자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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