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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국 내 히스패닉(라티노)에 대해

by 돈버일하 2017.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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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히스패닉 없으면 패닉 



 미국에서 히스패닉(hispanic)의 정치적 파워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라티노(latino)'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나 그 후손'을 가리킨다. 이들은 멕시코, 쿠바, 푸에르토리코, 엘살바도르 등 다양한 국가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모두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종교와 문화 등에서도 동질성을 갖고 있다. 미국 내에서 '히스패닉'이라는 용어는 1970년 닉슨 대통령 당시 인구조사를 위해 편의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다가, 1980년 인구조사 때 정부 공식용어로 정착했다. '히스패닉'이라는 말이 다소 경멸적인 느낌을 주기도 해서 어떤 사람들은 '라티노'라 불리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2007년 7월 기준으로 한 미국의 인구분포를 보면, 총 인구 3억 160만 명 중 백인이 1억 9,910만 명(66%)이고 소수민족이 1억 250만 명(34%)을 차지했다. 소수민족 중에서 히스패닉이 4,550만 명(15.1%)을 차지했다. 히스패닉의 인구가 백인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2003년에 흑인을 추월한 이후 최대의 소수민족이 됐으며, 2007년 한 해 동안 140만 명이 증가해서 미국 내 소수민족 가운데 최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대부분의 히스페닉들의 종교가 가톨릭이고, 종교적 특성상 출생률이 높은데다가, 인근 라틴아메리카에서의 유입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히스패닉 인구가 50만 명을 넘는 주는 16곳으로써, 캘리포니아가 1,320만 명으로 가장 많고 텍사스 860만 명, 플로리다 380만 명의 분포를 보였다. 흑인 인구는 같은 기간에 54만 명이 증가하는 데 그쳐 전체 4,070만 명, 비율로는 13.4%에 이르렀다. 
  이들 히스패닉 중에서 멕시코 출신이 전체 히스패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1848년 미국과 멕시코 전쟁에서 미국으로 편입된 지역인 텍사스,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애리조나 등지에 살던 사람들의 후손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멕시코와 접경지대인 미국 남부지역으로 이민온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을 치카노(chicano)라고 부르기도 한다.  
  멕시코 출신 다음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는 푸에르토리코 출신들은 주로 뉴욕과 그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1898년 미국과 스페인 전쟁의 결과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식민지가 되자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수십만 명이 미국으로 건너와서 1988년에는 약 250만 명 이상의 푸에르토리코인이 미국으로 이주해왔다. 
  또 다른 주요 히스패닉으로는 쿠바 출신이 있다. 이들은 1959년 쿠바혁명 이후 미국의 마이애미로 이주했는데, 이들 쿠바 이민자들은 중산층 이상으로 높은 교육 수준을 지니고 있으며 많은 재산을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특히 마이애미의 경우에는 지난 195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체 인구의 80%가 백인이었지만, 2006년에는 백인 비율이 18.5%로 떨어졌다. 더구나 오는 2015년에는 백인 비율이 14%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마이애미의 리틀 하바나의 경우에는 히스패닉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94%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영어만 구사해서는 이곳에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해 스페인어 방송을 보고 들을 수 있고, 스페인어 신문은 물론 학교와 관공서, 은행, 식당 등 마이애미 대부분의 지역에서 스페인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도 1970~1980년대에 엘살바도르나 니카라과와 같은 중앙아메리카 사람들과 남아메리카의 콜롬비아인이 자기 나라의 정치, 사회적 분쟁으로 인해서 미국으로 대거 이주했는데, 그 수가 1988년에 약 220만 명에 달했다. 
  이들 히스패닉들은 대부분 미국인이 꺼리는 일을 도맡아서 하기 때문에 주로 경제적으로 하층계급을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없으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히스패닉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미국문화에 완전히 동화한 흑인과 달리, 자신들 고유의 문화와 언어를 간직하며 생활하고 있다. "미국 사람들은 개인이 중심이 되지만 히스패닉은 가족이 중심이다"라는 옥타비오 파스의 지적처럼, 이들은 가족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가고 있다. 이들의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해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 또한 무시 못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2000년대 부시 행정부 아래에 있던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엑토르 바레토 중소기업청장, 그리고 LA시장을 지냈던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등이 모두 히스패닉이었다. 이처럼 미국에서 히스패닉의 영향력뿐만 아니라 미국인의 히스패닉에 대한 의존도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 '히스패닉(hispanic)이 없으면 패닉(panic, 공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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