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
글로벌 미식가
예시)직장인 문소영(가명, 39세) 씨는 지난 주말 친구들과 태국요리레스토랑에서 저녁시간을 보냈다. 지난 해 태국여행을 갔다 온 이후 현지 음식에 맛을 들여 한국에서도 태국요리를 종종 즐기는 것이다. 문 씨는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국내에 있는 현지레스토랑을 찾아가 다양한 음식의 맛을 보고 입에 맞는 음식이름을 미리 챙긴다. 음식이 입맛에 안 맞아 여행을 망치는 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문 씨가 태국음식을 비롯한 에스닉푸드를 찾는 것은 이색적인 풍미가 있는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일종의 힐링 차원의 행동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장면 이외에도 맛있는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어른이 된다”라는 말이 있었다.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중식은 외식의 대명사였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외식하면 한식을 제외하고 서양식․중식․일식을 꼽지만 우리의 외식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한‧중‧일 음식업의 사업체수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서양식 음식업의 경우는 2007년 1만 177개에서 2011년 8,533여 개소로 감소했다. 하지만 기타 외국 음식점업의 경우 2007년 537개에서 2011년 1,177개로, 종사자 수 역시 2,786명에서 5,943명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기타 외국 음식점 중에서는 에스닉푸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에스닉푸드란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제3세계의 고유한 음식으로 주로 동남아 음식을 말한다. 에스닉푸드의 대표주자인 베트남음식 전문점과 태국음식 전문점은 전국적으로 각각 500여 곳과 70여 곳이 성업 중에 있다. 채소를 비롯해 각종 허브와 향신료 등 저칼로리 재료를 사용하여 웰빙 요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KHIDI 통계분석 리포트’는 식품산업의 주요 글로벌 트렌드로 건강·편의·전통을 꼽은 바 있다. 제3국 전문 레스토랑의 인기에 따라 식품 수입액도 늘고 있다. 태국에서 수입한 식품의 총금액은 2006년 1,300억 원 규모에서 2010년 2,000억 원 규모로 1.7배가량 증가했다.
에스닉 레스토랑을 포함한 제3세계 음식점 증가 등 요리의 글로벌화의 진행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래 방문객은 1,113만 명이었으며, 해외로 여행한 우리 국민은 1,374만 명에 달했다.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세계 각국의 문화와 음식을 접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개방적인 2030세대의 에스닉푸드에 대한 소비 증가 등 환경적 요인과 함께 건강식으로서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쌀국수, 인도의 커리, 태국의 똠얌꿍 등으로 대표되는 에스닉푸드는 고급스러운 콘셉트와 현지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저변이 확대되면서 간편식으로도 이들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외식 창업에서도 각국의 전통요리를 우리의 입맛에 맞춰 거부감을 없애고 맛볼 수 있도록 한 음식점들이 늘고 있다.
동남아 국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유럽의 전통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이를 현지화해 음식점을 창업하면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서울 홍익대 앞에 있는 '라 빠에야'는 우리의 볶음밥과 비슷한 스페인 전통음식 전문점이다. 레스토랑이지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테이크아웃 메뉴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의 글로벌화와 더불어 주류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전통적인 독주인 위스키 대신 와인과 맥주, 일본의 사케 등을 선호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2년 주요 주류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일본으로부터 직수입된 사케 물량은 410만ℓ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2%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맥주와 와인 역시 각각 23.6%, 16.4%씩 증가한 반면 위스키는 1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선술집 분위기를 풍기는 사케 전문점을 비롯해 럼, 보드카, 데낄라 등 각 국을 대표하는 주류를 판매하는 세계 주류바도 빠르게 늘고 있으며, 수입 맥주시장의 약진도 눈부시다. 현재 국내 수입되는 해외 맥주 수는 약 480여종에 달하며 수입맥주만 전문으로 하는 편의점형 맥주 전문점도 인기다. 이곳에서는 안주를 주문하지 않아도 저렴하게 다양한 수입맥주를 주문할 수 있어 젊은 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와인스쿨을 찾는 일반인들도 늘고 있다. 직업이 아니라 애호가 수준으로 와인을 즐기기 위해 소믈리에 과정에 등록하는 사람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힐링 차원에서 와인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숲속에서 와인을 즐기면서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등장했는가 하면 지난 추석에 일부 와인업체에서는 '힐링 와인 세트'를 선물상품으로 내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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