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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뉴블루슈머] 06. 유통단계를 뛰어넘는 소비자

by 돈버일하 2017.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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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유통단계를 뛰어넘는 소비자


예시) 주부 김 씨의 화장실에는 식당 화장실에나 있는 300M짜리 대형 두루마리 화장지가 놓여 있다. 김 씨는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한 달에 한번 창고형 할인마트를 방문해 묶음 판매하는 제품을 구입한다. 동네 슈퍼는 언제 갔는지 가물가물하다. 채소 등 식료품은 아파트 앞에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직거래 장터를 이용한다. 최근에는 농산물을 판매하는 생협의 조합원이 되어볼까 생각 중이다.


 '남편 월급과 아이 성적 빼고 모든 게 올랐다'는 우스개소리가 더 이상 농담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물가에 대한 서민들의 걱정과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날씨까지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12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4% 상승하며 안정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밥상물가라 부르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9.4% 상승했고 특히 신선채소는 폭설 등의 영향으로 23.2%나 급등했다.
 어려워진 살림살이에 소비자들은 더 싸게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존의 동네수퍼 대신 대형마트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동네 구멍가게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2012년 발표한 '서비스업 부문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멍가게 등이 포함된 가게면적 165㎡ 이하 종합소매업의 사업체 수는 지난 2010년 7만 9,193개에서 2011년 7만 6,043개로 4%인 3,150개가 줄었다. 종사자 수도 2,592(1.9%)명 감소했다.
 산지가격과 소매점 물가 사이에 있는 여러 단계의 유통구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가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분석에 따르면 2011년 농산물 산매가격에서 차지하는 유통비용 비중은 평균 41.8%였다. 비중이 가장 큰 품목은 채소류로 평균 69.6%였고 특히 김장무는 80.0%, 김장배추는 77.1%에 달했다. 2,000원짜리 김장무의 경우 생산자인 농민에게 돌아가는 돈은 고작 400원이라는 얘기다. 어렵게 농사를 지은 농민들과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산품과 기타 생필품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정부와 업계가 유통구조의 선진화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이유다.

 소비자들이 직접 이 복잡한 유통구조의 단계를 뛰어넘는 소비 행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맞춰 생산자와 중소기업도 기존 유통방식과 함께 새로운 유통방식을 고민할 때가 되었다. 대표적으로 유통단계를 뛰어넘는 것은 커뮤니티 직거래 방식이다. 아파트부녀회, 동문회 등의 커뮤니티가 생산자와 직접 연계하는 공동구매를 통해 제품단가를 낮추는 일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약재와 울금같은 특용작물 등으로 거래 품목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농산물과 생필품을 넘어 육아와 교육 등 서비스 부문으로도 확대되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활용한 똑똑한 직거래로 발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육아, 교육관련 카페 공동구매 알리미’ 앱은 육아비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젊은 부모들이 애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이 어플은 국내의 대표적인 육아나 교육관련 카페에 올라온 공동구매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어플리케이션에 ‘아토피’와 같이 관심 키워드를 입력하고 알림을 설정하면 실시간으로 해당 사이트를 모니터해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주는 기능이 있어 유용하다.

 직거래 유통방식이 늘어남에 따라 직거래를 주선하는 중개업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관리업도 신설 업종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대금예치제도인 에스크로 서비스와 같은 온라인 직거래 안전 서비스 역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협동조합(생협)도 유통단계를 줄여 구매가격을 낮추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생협인 아이쿱은 2003년 287억 원이던 매출이 2011년 3,000억 원을 넘어서며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금융 및 보험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되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어 협동조합의 큰 성장세가 예상된다.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통신협)은 이달 초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모집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KT쪽 MVNO인 에버그린모바일을 통해 기본요금 3,300원에 통화요금 1초당 1.8원, 문자메시지 요금 1건당 15원을 받는 요금제를 마련해 조합원들이 공동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본요금 3,300원은 기존 이동통신 3사의 1만 1,000원에 비해 70% 낮은 수준이다.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 지난해부터 활성화된 MVNO 요금제는 이동통신 3사에 비해 기본료가 더 낮다. 통신협측은 기본료를 70% 낮추게 되면 부가세를 포함해 1인당 매월 8,470원, 4인 가구 기준으로는 월 3만 3,840원의 절감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의료, 육아, 여행 등의 분야에서 생협 설립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생협의 성장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복잡한 유통채널로 인해 농산물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농민들의 매출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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