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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예술] 18세기 오페라 부파의 특징과 기능

by 돈버일하 2018.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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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부파

- 희극적 내용의 오페라

- 18c 큰 인기

- 지배층의 우둔함이나 위선 등을 풍자

- 18c 계몽주의 사상의 영향으로 귀족 중심 사회 비판

- 음악적인 측면에서의 풍자와 조롱으로 희극석을 극대화

  (기존 곡의 패러디, 음의 빠르기, 부점이나 스타카토)

- 당대 현실을 풍자, 조롱함으로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표현

- 현실에 대한 저항 담론 기능


오페라의 개념과 오페라 부파의 기원

오페라는 노래 중심의 극으로 모든 대사를 작곡된 노래로 표현하는 종합예술이다. 오페라 중에서도 신화나 영웅의 전설에서 제재를 구한 서정적 비극을 '오페라 세리아'라고 하고, 이와 달리 현실적 제재에 희극적 내용을 가진것을 '오페라 부파'라고 한다.

오페라 부파는 원래 오페라 세리아의 막간극이었다. 막각극이란 연극의 막 사이 또는 전후에 진행하는 짧은 연극을 말한다. 이 막간극이 18세기에 큰 인기를 얻어 발전하면서 오페라 세리아와 함께 오페라를 대표하는 양식 중 하나가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오페라 부파이다.


18세기 오페라 부파가 인기를 끌게 된 이유

오페라 부파가 18세기부터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은 당시 18세기 유럽 상황과 관련이 깊다. 당시 유럽 사회의 모든 분야는 계몽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았다. 계몽주의자들은 절대 왕정 군주체제와 귀족중심의 사회를 비판했고, 교육과 음악을 평민층까지 확대시키는데 큰 힘이 되었다. 이로 인해 평민들도 오페라를 접할 수 있게 되었는데, 오페라 부파는 평민들과 밀착된 소재, 즉 현실적 삶을 소재로 웃음을 주거나 당대의 현실이나 지배층을 풍자, 조롱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평민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에 대해 조사하면서 나는 조선시대 후기 서민문화의 발달양상이 떠올랐다. 오페라 부파와 공통점이 많아보였다. 조선 후기 서당 교육의 보급으로 서민문화가 발달하였다. 한글소설, 사설시조, 청화백자, 판소리, 산대놀이, 풍속화, 민화등의 서민문화 중에서도 산대놀이가 특히 오페라 부파와 유사해보였다. 산대놀이를 통해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고 양반들을 희화화 하면서 풍자, 조롱했던 것과 유사해보인다.


오페라 부파의 풍자,조롱의 표현방법

오페라 부파는 인물의 설정과 음악을 통해서 풍자와 조롱의 희극성을 높였다. 

인물 설정 방식은 주인과 하인의 관계 또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 속에서 열등한 위치에 있는 하인이나 여성이 더 우월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이러한 인물 설정 방식은 지배층의 우둔함이나 우유부단함, 위선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계층의 문제 등을 풍자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음악의 측면에서는 부점이나 스타카토, 음악의 빠르기, 기존의 곡에 있는 선율이나 곡 자체의 패러디 등을 활용했다. 부점이란 음표나 쉼표의 오른쪽에 찍어서 원래의 길이의 반만큼의 길이를 더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점이다. 예를 들면, 지배층이나 남성의 우월함이 드러나는 가사나 상황에서 부점이나 스타카토를 사용한 가벼운 느낌의 음악을 연주한다든지, 음을 빠르게 진행하여 귀족의 행동이 우아함이 아니라 경박한 느낌을 주도록 만들어 풍자나 조롱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또한 귀족을 비판하는 가사를 위엄이나 장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존의 곡에 붙여 나타내는 것은 패러디의 방법 중 하나다.


오페라 부파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

18세기 오페라 부파 작품들 중에서, 이와 같은 방법들을 사용하여 풍자와 조롱의 희극성을 잘 보여주면서 예술성까지 갖춘 것이 모차르트의피가로의 결혼이다. 

이 작품에서 알마비바 백작은 탐욕적이고 위선적이며 열등한 인물로 묘사되고, 백작의 하인인 피가로와 백작 부인의 하인 수산나는 백작보다 우월한 인물로 설정했는데, 이것은 오페라 부파의 전형적인 인물 설정 방식을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음악적 측면에서는 기존의 곡에 있는 선율이나 곡 자체를 패러디하고 빠른 리듬을 사용했는데, 이는 오페라 부파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피가로의 노래 중 미뉴에트 양식에 맞춰 부르는 부분은 패러디를 통한 풍자와 조롱을 잘보여준다. 미뉴에트는 궁중 무곡으로 귀족의 고귀한 위용,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데, 백작의 위선과 속임수를 드러내는 가사가 여기에 얹힘으로써 백작을 조롱하고 풍자하는 효과를 높인다. 또한 3막에서 피가로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며 부르는 백작의 아리아는 느리고 장엄하게 시작하여 품위있게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빠른 템포로 변화하면서 백작의 분노하는 모습을 경박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한편, 자신의 연인인 수산나에게 배반을 당했다고 생각한 피가로가 여성을 비판하며 남성들에게 연대하자고 외치는 가사 부분에서는 남성의 부도덕함을 상징하는 호른의 연주를 통해 피가로를 비판하기도 한다.

또한 오페라 부파의 특징들을 잘 보여주는 존 게이의 「거지오페라」의 서곡은 느린 4/4박자에 부점을 사용한 리듬으로 장엄한 느낌을 주는 당대의 프랑스 서곡의 양식으로 시작하다가 갑자기 12/8박자의 빠르고 대중적인 곡으로 바뀐다. 이 두 양식을 사용한 곡에 맞춰 평민으로 분장한 배우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데, 여기서 노래 가사는 명예와 의를 중시하는 척 하면서 뇌물을 받는 월폴과 위선적인 고위 관직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장엄한 느낌을 주는 프랑스의 서곡 양식이기 때문에 노래에 등장하는 고위관직자의 신분에 맞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가사는 장엄한 느낌과 어울리지 않게 위선적인 모습을 담고 있으므로, 프랑스 서곡과 가사를 통한 패러디 풍자를 사용한 전형적인 오페라 부파의 특징을 띄고 있다. 또한 프랑스 서곡의 양식으로 시작하다가 대중적인 곡을 바뀌는 부분을 통해 지배층에 대한 평민들의 저항의식을 엿볼 수 있다.


오페라 부파의 저항 담론 기능

당대의 현실을 풍자, 조롱했다는 점에서 18세기 오페라 부파는 인간 사회나 인간의 부조리에 대한 인식과 반응이었다. 동시에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의 표현이었다. 그렇기에 오페라 부파는 현실에 대한 저항 담론의 기능을 수행했다고 말할 수 있다. 당대 서민들의 현실적 삶이나 역사적 상황을 소재로 삼고, 여기에 풍자와 조롱의 표현이 결합되면서 오페라 부파는 18세기 말에 이르러 오페라를 대표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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