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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뉴블루슈머] 01. 기후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

by 돈버일하 2017.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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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기후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


(예시) 강씨는 지난 한 해 날씨 때문에 큰 사고를 두 번 겪었다. 일찍 찾아온 한파와 폭설로 얼어붙은 도로에서 차가 미끄러져 난간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차는 심하게 찌그러졌다. 강 씨는 차를 산지 5년이나 됐지만 한 번도 스노우체인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꼭 구매를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한편 지난여름에는 자취방이 기습적인 폭우로 인해 물에 잠기면서 이불을 포함한 침구류를 못 쓰게 되었고 가전제품들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강 씨는 기후에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어느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올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춥다'. 기상청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전국 평균 기온은 -1.7℃로 기상자료 수집이 시작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서울의 평균기온은 45년 만에 가장 낮은 -4.1℃로 관측됐다. 1월 초에는 폭설까지 내렸다. 쌓인 눈이 얼어붙어 곳곳이 빙판길로 변하면서 낙상 사고를 당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올 겨울 풍경이다. 

 계속되는 한파주의보와 경보로 인해 두터운 패딩 점퍼는 온 국민의 필수 겨울복장이 되고 있다. 사무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한용품의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한파가 계속되는데다 전력난 우려로 정부가 실내온도를 공공기관은 18도, 대형건물은 20도 이하로 규제한 것이 원인이다. 이에 무릎담요 등 전통적인 보온용품 뿐만 아니라 USB를 이용한 아이디어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손가락 부분이 뚫려 있고, USB를 통해 열을 전달받아 보온이 가능한 장갑과 함께 USB 발난로 등도 많이 팔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한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한파 대비 보온 용품의 판매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은 한파에만 그치지 않고 폭우와 여름철 폭염으로 이어져 우리의 생활과 소비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2006년에서 2012년 사이 시간당 30mm이상 비가 내린 ‘국지성 호우’의 횟수를 분석해본 결과 매년 그 빈도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전문가들은 온난화가 지속될수록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상청은 2009년부터 장마 예보를 폐지하고 여름이 시작되면 '우기'로 공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태풍과 폭우로 전 국토가 몸살을 앓았다. 2011년 강남이 침수됐을 당시 차도에는 자동차의 윗부분만 보일 정도로 빗물이 차 있는데 반해 건물 주차장 안쪽으로는 빗물이 전혀 고이지 않은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넘치는 빗물에서 건물을 지킨 것은 바로 차수판(遮水板)이다. 차수판은 건축물 내부로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만든 판으로 지하철 등 국가시설물에 주로 설치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침수우려지역에 신축되는 건물에 대해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하고 기존 건축물에도 차수판 설치를 권장하는 법안이 2012년 3월 국회에서 통과되어 차수판 산업의 고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차수판 외에 건물 방수전문업체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가정에서는 집안 내 습기를 잡는 제습용품이 인기다. 지난여름 제습기는 에어컨, 선풍기와 함께 여름철 3대 가전으로 급부상했다. 가전유통업체 하이마트의 제습기 판매량은 2011년까지 누적 판매대수가 50만 대에 불과했으나 2012년 한 해 동안만 45만 여대가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습기 외에 제습제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여름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더웠던 것으로 기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해 여름(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4.7도를 기록해 평년보다 1.1도나 높았다. 지난해보다 평균기온이 높았던 여름은 1994년(25.3도)과 2010년(24.9도) 두 번뿐이었다. 8월에는 전국이 폭염에 휩싸여 대전 36.9도(5일), 보령 36.3도(5일), 부여 37.3도(6일)로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에는 사상 최다인 17회의 열대야가 발생했다. 아열대성 기후로의 변화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수요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여름철에 선풍기, 에어컨과 함께 얼음조끼, 얼음방석과 같은 아이디어 상품과 휴대용 냉방기기 등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얼음에 대한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국내 얼음시장의 규모는 2,500억 원 내외. 이 가운데 공업용과 수산용을 제외한 가정 및 업소용은 약 16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2007년 100만 잔이었던 얼음컵 음료시장은 2011년 6,000만 잔이 판매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청호나이스가 2003년 처음 선보였던 얼음정수기도 2011년에는 21만대를 판매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쟁사들도 얼음정수기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땀 냄새 제거제와 향수 등도 꾸준히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제품들이다. 데오드란트는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여성의 80%가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되었지만 국내에는 30%정도만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지속될수록 데오드란트와 향수 등 땀 냄새를 제거하거나 순화시키기 위한 상품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사람들의 문화 및 레저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잠 못 이루는 밤이 늘면서 심야영화나 연극 등 밤늦은 시간에 열리는 공연 상품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이 올라가면 해충도 함께 증식한다. 이에 세스코와 같은 해충퇴치 전문업체나 해충퇴치 전문기기의 인기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국내 해충구제 시장은 약 1,800억 원.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위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충의 활동기가 길어지는 만큼 해충구제 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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